P2P투자 위험성은 과소평가 되었을까?

P2P투자 위험성은 과소평가 되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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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유행하고 있는 P2P대출/투자에 대한 저의 관점은 애매합니다. 한때는 부정적인 논조의 글을 쓰기도 했었고, 지금은 그래도 새로운 시대의 흐름이라는 생각에 몇개의 업체에서 소액 투자를 하고 있기도 합니다. 그러던 최근, 미국 그리고 글로벌로 대표적인 P2P 기업인 렌딩클럽에 대한 기사가 쏟아지기 시작했습니다.

 

한국 핀테크 모델로 꼽혔던 美 1위 ‘렌딩클럽’ 파문… 금융권 촉각

렌딩클럽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인 르노 라플랑셰가 이사회에 의해 쫓겨나면서, 렌딩클럽에 투자를 했던 개인투자자들, 그리고 특히 기관투자자들이 렌딩클럽이 도대체 어느정도의 리스크를 가지고 있는 투자처인지에 대해서 다시 한번 재고해야한다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는 듯 합니다.

기사에 따르면 기존 금융 기관들은 아주 상세한 재무 정보를 공개하고 있는데에 반해, 핀테크 업체들은 대출 규모나 부실률 등 기본적인 데이터만 공개하고 있고, 대출 중개의 핵심인 신용평가 모델도 ‘영업비밀’이라는 이유로 공개하지 않아 어떤 방식으로 대출이 이뤄지는 지 알 길이 없다는 것이 큰 문제라고 합니다.

사실 이런 부분은 국내 핀테크(P2P대출/투자) 업체들도 마찬가지죠. 대출 규모 정도야 홍보 효과가 있으니 공개하고 있지만, 부실률에 대한 정보나 신용평가 모델에 대해서는 투명하게 공개되어 있지 않습니다. 신용평가 모델에 대해서는 SNS를 활용하거나, 대출자의 입력 행태 등을 바탕으로 추가적인 평가를 한다는 것 정도는 신문 지상을 통해서 알려지긴 했습니다만.. 사실 어찌보면 그런 것이 너무 투명하게 공개되어있어도 그것을 악용할 수 있는 여지도 있으니 꼭 반드시 공개되어야 하는가에 대한 의구심이 조금 있긴 합니다. 개인적으로…

 

아무튼, 이런 기사를 접하면서 저 스스로도 놀란 부분이 있었습니다. 기사에서 언급되고 있는 렌딩클럽의 부도율이 생각보다 상당히 높다는 점이었습니다. 기사에 의하면 3~5년 만기 채권 부도율이 7~8%라고 하는데, 2-3% 정도가 아닐까 막연하게 생각했던 부도율보다 훨씬 높은 값에 당황스러웠습니다. 국내 업체들은 아직 장기 채권의 만기가 돌아올만큼의 시간이 되지 않아 현재의 부도율은 아직 평가하기에는 이른감이 있는 것을 감안하면, 렌딩클럽의 부도율은 좋은 척도가 될 수 있었을텐데… 왜 저는 이것을 직접 찾아보지 않았을까요? 갑자기 스스로에 대한 엄청난 자괴감이 듭니다;;;

그래서 이미 투자도 (소액이지만) 시작했고 해서, 직접 부도율을 찾아보았습니다.

 

먼저 찾아본 곳은 당연히 렌딩클럽 홈페이지

 

이 페이지에서 부도율은 따로 찾아볼 수는 없는데, 그래도 연체된 채권의 액수가 공개되어있습니다. 액수로 치면 1%가 되지 않습니다. 아무래도 부도채권(default)에 대한 것은 어딘가에 숨겨져있나 싶었습니다.

하지만 추측해볼 수 있는 부분은 가장 오른쪽에 나오는 AVG INTEREST RATE (평균 이자율)과 ADJ. NET ANNUALIZED RETURN (연평균 수익률)이 아닐까 싶습니다. 아마도 이 것의 차이가 해당 채권에서 부도 채권이 발생해서 손실이 발생한 부분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흥미로운 부분은 E등급처럼 신용등급이 낮은 채무자의 경우 이자율이 20.72%로 굉장히 높은데에 반해, 투자자가 얻는 연수익률은 9%로 다른 등급의 수익률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습니다. 결국 11%라는 높은 부도율을 상쇄하여 적정한 수준의 수익율을 낼 수 있는 정도의 이자가 적절하게 산정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판단도 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사라진 부도율을 찾다보니 NSR Invest라는 P2P투자 중개 서비스를 알게 되었습니다.

 

 

규모가 가장 큰 업체인 렌딩클럽과 Prosper의 실적을 손실율까지 포함하여 일목요연하게 정리해주고 있습니다! +ㅁ+

 

*몇몇 용어 알기

  • ROI : Return On Investment 투자 수익률
  • APR : Annual Percentage Rate 연간 이율 (아마도 발행된 채권의 평균 이자율이 아닌가 싶네요)
  • Loss : 손실, 부도율

 

사업 초기라 발행 채권 숫자도 얼마 되지 않고, 금융위기로 인해 부도율이 치솟았던 2007-2008년은 예외로 친다고 하더라도 렌딩클럽의 지난 부도율의 기록은 평균 6.5% 정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Prosper의 부도율은 그보다도 1-2% 더 높구요. 물론 평균 이자율이 평균 13%가 나오기에 부도율을 감안하더라도 실제 수익률은 7% 정도로 보여지고 있네요.

만일 렌딩클럽에 투자하는 투자자가 충분히 많은 채권에 투자를 해서 렌딩클럽의 부도율과 비슷한 결과를 내었다면 그래도 7% 정도의 양호한 수익률을 내었을거라는 결론을 내릴 수있습니다.

생각한것보다 부도율이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ROI자체는 꾸준하다는 것이 그래도 위안이 되는 부분이네요.
그럼 우리나라 업체들을 한번 볼까요?

 

우선 8퍼센트같은 경우에는 얼마전부터 통계 페이지가 준비중으로 바뀌어 있습니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등급별 비율이나 연체 채권의 액수 등 다양한 정보를 보여주고 있었는데, 왜 갑자기 사라진건지… 그리고 생각보다 오랜 시간 지속되고 있어서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네요.

우선 평균 수익률은 9.42%로 꽤 낮은 편인데, 제가 투자한 채권들을 기준으로 살펴보았을때 9.4%의 이자율은 B등급 정도의 이자율입니다. 이것만 보고 단순하게 판단하자면 아직까지는 저등급 채권들을 위주로 대출을 시행하고 있다고 봐야겠죠.

렌딩클럽을 기준으로 봤을때 A, B등급의 부도율(투자수익율과 이자율의 차이)을 보면 2~4% 정도입니다. 8퍼센트가 그 평균인 3%의 부도가 발생한다고 한다면 투자수익률은 6.4%가 될 것이고, 세금을 제하면 4.6%네요. 에휴…. 세금아…. ㅠ_ㅠ

 

또 하나의 업체인 빌리는 통계 페이지가 아주 디테일합니다.

 

빌리가 출범한 것이 이제 1년 남짓이라 아직까지 부도율이 0%라는 것은 크게 의미가 없을 것 같습니다. 평균 이자율은 13.3%로 상당히 높은 편인데요. 여기까지 읽어보신 분이라면 이정도의 표면이자율이 실제 투자수익률로 돌아오는 것이 아니라 일정 부분 부도율을 감안해야한다는 생각을 하시겠죠?

 

빌리에서 제공하고 있는 등급과 예상 수익률, 그리고 예측 부도율을 함께 찾아볼 수 있습니다. (빌리가 홈페이지가 잘 되어있네요!! ^ㅁ^b) 현재 이자율 평균이 13.3%라는 것은 평균이 등급이 V6라는 것이고 예측 부도율은 2.4~4%입니다. 그리고 평균 이자율 13.3%에서 여기도 평균을 대충 3%라고 잡고 나면 10.3%의 수익율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결론이 나오겠죠? 세금을 제하고 나서도 7.5%라는 높은 수익율이 나옵니다.

물론 그것은 업체에서 자체적으로 예상하는 결론일 뿐이라 더 높은 부도율이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겠지만 기대수익율을 더 낮춘다면 충분히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참고로, 렌딧이나 어니스트펀드처럼 포트폴리오 투자를 하고 있는 업체는 투자자가 아니면 부실률을 알수가 없어서 조사가 불가능하네요. 그리고 이 기사에 따르면 부동산 담보 P2P는 그래도 부실율이 0%라고 합니다. (요즘 테라펀딩 투자가 진짜 10초만에 마감되는 이유가 있다능…)

 

P2P투자는 정말로, 얼마나 위험할까?

이번 사태가 여러가지 의구심을 불러일으키기도 했고, 이런 통계 속에 숨겨져 있는 부실이 얼마나 될지는 사실 알기 어려운 문제입니다.

하지만 이번에 문제가 되었던 부당 대출 액수는 2200만달러로 렌딩클럽에서 발행한 전체 채권 규모인 55억달러에 비하면 0.4% 정도로 아주 작은 규모입니다. 창업자 개인의 도덕성이 문제가 되어 이사회에서 경질이 된 것은 어찌 보면 미국이니까 있을 수 있는 일이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잘했다는 것은 아닙니다만^^;;)

개인적으로는 이런 일이 지금 밝혀지고 창업자가 쫓겨나기까지 하는 결론이 났기에 오히려 업계 전체적으로 건전한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더 튼튼한 시스템을 만들어나갈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우리나라에서 사건을 받아쓰기 하는 기사들이 렌딩클럽의 부도율은 7%나 된다며 자극적인 기사를 써대고 있지만, 그 실상을 살펴보면 부도율을 감안하고 나서도 안정적인 투자 수익률이 나오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물론 투자자들의 눈높이가 낮아져야할 필요는 있습니다. 10~13%의 투자 수익율이 나온다는 업체의 광고에 현혹되지 마시고, 일정한 정도의 부도율 그리고 세금을 감안했을때 5%의 전후, 즉 은행 세후(!) 이자의 3배 정도의 수익률을 기대한다고 하면 괜찮은 투자처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런데 과연 이정도 기대수익률이 얼마나 많은 투자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을지? 다른 좋은 투자처(주식, 채권, ELS 등등)를 제치고 P2P를 선택할만한 요인이 될지? 이런 부분은 계속 남아있는 문제인 것 같습니다. (저도 개인적으로 전체 금융자산의 1% 정도를 시험삼아 투자하고 있고, 당분간 크게 늘릴 계획은 없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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