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사는 인천시에는 사거리가 멀다하고 애프터리빙제를 광고하는 현수막이 많이 걸려있습니다. 아무래도 여기저기 새로 분양하는 아파트들이나 신도시가 많아서 미분양된 아파트가 많이 남았기 때문이겠죠? (게다가 대부분 부담스럽게 40평형대 이상인 대형평수;;)


현수막만 봐서는 적은 돈으로 전세처럼 살다가 계약이 종료되면 다시 나올 수 있는 것처럼 느껴져서, 혹 하기도 하는데요. 어떻게 돌아가는 시스템인지 알아본적이 없어서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이런 종류의 현수막들! (사진 출처 : 매일경제)

애프터리빙제, 혹은 프리리빙제도라고도 하는데요, 건설사에서 광고하는 이 제도의 특징은 분양대금의 일부만 가지고 몇년간 거주를 하고, 그 기간이 지나서 그 아파트를 매수하겠다고 결심하면 정식으로 계약을 하고, 맘에 안들면 전액 환불해준다는 제도입니다. 

이런 설명만 들었을때는 정말 혹할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요즘 전세도 없어서 난리인데, 전세보다도 훨씬 싼 금액에 거주할 수 있고, 건설사에서 보증금을 돌려준다고 하니 ‘설마 떼먹겠어…’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말이죠. 정말 문제점은 없는걸까요?

<예상 가능한 문제점들>

1. 계약자는 전세계약서가 아닌 매매 계약서를 씁니다.

이름은 전세제도 처럼 붙여놓고, 전세인것 처럼 광고를 할지 몰라도 막상 계약서를 써보면 이건 매매 계약서입니다. 건설사는 계약금 받듯이 ‘전세금’을 받고 계약을 합니다. 예를 들어 보증금액이 분양가의 20%였다면 나머지 80%는 입주자 명의의 대출로 설정되게 됩니다. 그리고 이제 본인 명의의 아파트를 매매하였으므로 중도금이자, 취등록세, 재산세 등이 발생하게 됩니다.

2. 대납 계약을 꼼꼼히 살펴야.

위와 같은 사항때문에 건설사는 보통 중도금 이자나 취득세, 재산세 등을 대납하겠다는 조건을 내거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상당수 계약된 기간 이후에 해당 아파트를 매수하지 않고 나가는 경우에 대납된 이자나 취급세 등을 다시 돌려줘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심지어는 아파트의 감가상각이나 추가적인 위약금에 해당하는 금액을 요구하기도 합니다. 상당한 금액을 한번에 내야 하는 만큼 조건을 잘 살펴봐야 합니다.

3. 계약기간 종료시 아파트 가격이 떨어진다면?

아파트 가격이 오른다면 서로가 윈윈할 수 있는 결론이 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아파트 가격이 분양가보다 떨어진다면 당연히 소비자는 아파트를 사고 싶지 않을 것이고, 건설사 입장에서도 떠안아 봐야 다시 한번 골치거리가 될뿐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실제로 보증금 반환을 거부한 건설사도 있어, 주민들이 소송을 준비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4. 약정서에 독소 조항은 없나?

인터넷을 검색해보니 이런 지식인 답변글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혹시 링크 짤릴까봐 캡쳐본도 올려봅니다.

어느 부동산 블로그 글에서도 독소조항이 포함되어있을 수 있는 약정서를 꼼꼼하게 살피라는 조언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여러한 여러가지 문제점들을 종합적으로 기사화 했던 주간지 시사인의 기사도 꼭 읽어보시면 좋을 듯 합니다.

 ‘떨이 아파트’, 잘못 사면 바가지

(기사에서 발췌)

파격 조건을 내세우는 판매자 말을 믿고 미분양 아파트를 샀다가 후회하는 사람도 많다. 2010년 ‘신개념 전세형 분양’으로 시행사와 분양 계약을 맺은 부산 퀸덤 아파트 계약자 사례가 대표적이다. 입주자들은 “전세처럼 보증금 일부만 내면 2년 후 선택에 따라 보증금을 돌려주거나 완전히 소유권을 이전해주겠다”라고 시행사가 약속했지만, 당시 아파트 소유권은 이미 시행사가 대출을 받은 23개 금융기관(대주단)에 넘어간 상태였다고 한다. 입주 보증금을 받아 챙긴 시행사는 2년 사이 부도를 냈고, 입주자들은 소유권은커녕 시행사가 대주단에 진 빚만 넘겨받았다.

물론 이런 제도가 미분양의 홍수속에 건설사의 고육지책으로 나온것들이라 해당 아파트를 원래 사려는 계획이 있는 사람에게는 이용하면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제도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단순히 ‘적은 돈으로 전세처럼 새 아파트 살아보자’하는 단순한 기분으로 계약을 하는 분은 없으셨으면 하는 마음으로 정리를 해보았습니다.

2013/10/17 업데이트 : 새로 관련 기사가 있어서 업데이트합니다.

2년만 살아보라더니… ‘전세형 분양’의 배신